유현목 감독 탄생 100주년 기념
A Tribute to Director Yu Hyun-mok on His 100th Birth Anniversary
1960년대 폐허에 가까운 한국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이자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
2025년 대전철도영화제는 유현목 감독의 탄생 백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작 <오발탄>을 상영하고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960년대 폐허에 가까운 한국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어 한국적 네오리얼리즘 영화로 평가받는 <오발탄>은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이자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오발탄>에서는 야경 속의 서울역과 서울 도심을 오가는 노면 전차나 기차길, 기차 건널목이 서민의 삶에 녹아든 자연스런 배경으로 등장한다.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유현목 감독이 당시 시대상과 서울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덕분이다.
오발탄
Aimless Bullet
유현목 감독
한국 | 1961 | 107분 | 극영화 | B&W | 15세이상관람가
김진규, 최무룡, 서애자 출연
제작_김성춘 | 원작_이범선 | 각색_이종기, 이이령 | 촬영_김학성 | 편집_김희수
가난한 계리사 송철호는 출산을 앞둔 아내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매일같이 야근을 해도 박봉으로는 생계가 나아지질 않고, 양쪽에서 욱신거리는 사랑니조차 치료할 겨를이 없어 버텨내야 하는 형편이다. 참전용사였지만 돌아와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던 동생 영호가 부도덕한 일을 공모하자며 철호를 부추기지만, 그는 끝내 양심과 도덕만큼은 지키려 애쓴다.
✢ 프로그램 노트
이범선의 1959년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국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사회와 실향민의 절망적인 삶을 고발한 작품이다. 영화는 산비탈 판자촌에 사는 가난한 가정의 가장인 송철호의 하루를 중심으로, 전쟁의 상흔이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게 남긴 파멸의 흔적을 그린다. 영화 속 하루 동안 철호의 가족은 연이어 비극을 맞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절망에 빠진 철호가 택시 안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방황하자, 운전수는 “자기 갈 곳도 모르는 오발탄 같은 손님”이라고 부른다. 오발탄이란 표현은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이었던 유현목 감독이 바라본 당시 한국 사회 전체의 부조리와 실향민의 무력한 운명을 상징한다. <오발탄>의 특별함은 1960년대 서울의 극심한 빈부격차와 전후 사회 현실을 사실적으로 시각화했다는 데 있다. 철호가 남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전경은 해방촌 판자촌 주민의 시선을 반영하며, 도시 공간 속 소외와 가난의 현실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영화 후반부, 은행 강도가 된 동생 영호의 도주 장면에서 노면 전차의 선로와 분기점을 빠르게 포착한 시퀀스는, 도시 속에서 방황하는 개인의 절망과 일탈을 긴장감 있게 표현한다.
유현목(Yu Hyun-mok, 1925.07.02. ~ 2009.06.28.)
어린 시절 도스토옙스키의『죄와 벌』을 읽고 작가를 꿈꾸며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김기림의 지도로 첫 영화 <해풍>을 제작했으며, 1947년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해 1956년 <교차로>로 첫 메가폰을 잡았다. 선전 영화부터 문예 영화, 실험 영화, 소형 영화까지 형식과 규모를 아우르며 선구적 작업을 펼쳤고, 동시에 후학을 양성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한국 영화계의 발전에 헌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