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칸_2025 대전철도영화제의 선택 <하얼빈>
Special Carriage | Harbin: A Selection of the DRaFF 2025
형식과 서사 속에 철도가 의미있게 녹아든 작품을
집행위원회가 선정하여 소개하는 '대전철도영화제의 선택'
대전철도영화제의 선택은 철도가 가진 사회적 의미와 영화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영화제의 시의성을 더하고자 신설되었다.
최근 2년 이내 제작된 국내외 영화 가운데 철도가 형식과 서사 속에 의미있게 녹아든 작품을 엄선하여 집행위원들이 투표를 통해 선정했다.
2025년의 선택은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2024)이다. 역사적 사실에서 드러나듯 안중근의 서사에서 철도는 중요한 열쇠이다. 제국주의를 견인하는 거대한 기계장치라는 상징의 활용과 그 속에서 흔들리는 개인의 내면을 시각화하는 방식은 올해의 철도 영화라는 명칭에 손색이 없다.
하얼빈
Harbin
우민호 감독
한국 | 2024 | 114분 | 극영화 | Color | 15세이상관람가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출연
제작_김원국 | 각본_김경찬, 우민호 | 각색_이기철 | 촬영_홍경표 | 편집_김만근
대한의군 참모 중장 안중근은 함경북도 신아산에서 벌어진 일본군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그러나 포로로 잡힌 일본인들을 만국공법에 따라 풀어주면서, 역으로 공격당해 수많은 전우를 잃는다. 전우의 시쳇더미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안중근은 이제 자신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님을 깨닫고, 1년 후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는 거사에 참여하기 위해 기차에 오른다.
✢ 프로그램 노트
엄혹한 시대에서 독립군은 정체를 숨기다가도 중요한 순간 자신을 드러내야 했다. 이는 밀정도 마찬가지다. <하얼빈>에서의 철도는 바로 그 양가성을 담아내는 장치다. 철도는 그들을 숨기면서도 또한 드러내는 장치가 되며, 이러한 속성은 열차 안에서 밀정을 밝혀내는 시퀀스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일직선으로 달리던 열차가 방향을 바꿀 때마다 앞 칸과 뒤 칸의 연결고리는 구부러지고, 열차의 움직임은 너머의 칸을 바라보던 인물의 시선을 가리며 사각지대를 만든다. 열차의 머리가 좌우로 그 방향을 바꿀 때마다 밀정의 얼굴은 드러났다가도 숨겨지고, 객차 천장에 매달린 전등은 흔들리며 인물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빛과 그림자의 리듬은 열차의 운동과 맞물려 숨기고 드러내는 장치로서 열차의 역할을 극대화한다.
우민호(Woo Min-ho, 1971.07.31 ~ )
2000년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로 서울기독교영화제 단편경쟁부문 갓피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2010년 <파괴된 사나이>로 장편 데뷔하였고, <내부자들>(2015), <마약왕>(2018), <남산의 부장들>(2020) 등 연달아 흥행을 이끌면서도 시대를 통찰하는 힘을 가진 연출가라는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