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_기적소리 

Opening Ceremony | Whistle of the train


기적소리가 기차의 출발을 알리듯 대전철도영화제도 기적소리로 시작한다. 개막작은 무성영화 상영과 더불어 아름다운 연주가 곁들여져, 관객이 초기 영화사 속 관람 체험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올해의 기적소리는 1927년 유럽의 한 도시, 베를린의 하루를 실험적 시선과 관찰자의 눈으로 담아낸 <베를린: 대도시 교향곡>이다. 1920년대 독일 베를린의 서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풍경을 재즈 피아니스트 최자연의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져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연주는 즉흥적 연주를 기반으로 재즈적 선율, 현대음악적 요소, 뉴에이지적 사운드를 결합해 다채로운 음악적 형식을 시도할 예정이다.

베를린: 대도시 교향곡
Berlin: Die Sinfonie der Großstadt, Berlin: Symphony of a Great City

발터 루트만 감독
독일 | 1927 | 65분 | 다큐멘터리 | B&W | 전체관람가


제작_카를 프로인트 | 각본_발터 루트만, 카를 프로인트 | 촬영_로베르트 바베르스케, 라이마르 쿤체, 라슬로 셰퍼 | 편집_발터 루트만 | 음악_에드문드 마이젤 


여명이 터오는 베를린의 새벽.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거리에는 정적만이 흐른다. 열차의 도착은 도시의 사람들을 깨우고, 출근하는 사람들, 돌아가는 공장의 기계, 학교에 가는 아이들, 일하는 노동자들로 거리는 금세 활기를 찾는다. 도시의 불빛은 깜깜한 밤이 되어도 꺼지지 않는다. 대도시의 리듬을 교향곡처럼 시각화한 도시 다큐멘터리의 선구적인 작품.


✢ 프로그램 노트

새벽부터 밤까지 대도시의 움직임을 포착한 이 작품에서 루트만은 ‘영화 교향곡’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 교향곡처럼 다섯 막으로 구성된 영화는, 정교한 리듬의 영상과 몽타주 시퀀스를 통해 1920년대 베를린의 하루를 보여주며 20세기 초 현대 산업 도시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담아낸다. 

영화는 들판을 질주하는 기차가 도시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시계는 새벽 다섯 시를 가리키고, 텅 빈 도심은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이윽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며 도시는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다. 아침에는 사람들이 일터로 향하고, 정오에는 점심과 휴식의 시간이 펼쳐진다. 

오후가 되면 이들은 퇴근 후 여가를 즐기고, 공원에서 사랑을 나누며, 아이들은 엄마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간다. 해가 저물면 도심에 불빛이 켜지고, 무대 위 댄서는 춤을 추며, 도시의 밤은 향락의 풍경으로 물든다. 이어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은 뒤 도심의 불빛은 서서히 사그라든다. 회화를 전공했던 루트만은 영화 매체에 매료되어 몽타주 기법을 익혔고, 도시의 변화와 리듬을 독창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그의 카메라는 유랑하듯 도심의 흐름을 따라가며, 아방가르드적 실험 정신과 다큐멘터리적 관찰자의 시선을 결합한다.


발터 루트만

(Walter Ruttmann, 1887.12.28 ~ 1941.07.15)
화가와 그래픽 디자이너로 출발한 발터 루트만은 1920년대 초 애니메이션과 추상영화 실험을 통해 영화 언어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그는 <빛놀이(OPUS, 1921-1925)> 시리즈로 회화적 추상을 영상화했고, <베를린: 대도시 교향곡>으로 대도시의 하루를 실험적으로 몽타주하여 ‘도시 교향곡’ 장르를 확립했다. 



연주 상영 

최자연(CHOI Jayeon)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에서 작곡을 전공한 그는 프랑스 파리의 Val Maubuee 국립음악원에서 CFEM ⠂DEM 과정을 수료하고, Aubervilliers La Courneuve국립음악원에서 연주를 전공하며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다졌다. 라틴재즈밴드 '코바나로' 활동을 비롯해 서울과 파리의 재즈 클럽 무대에서 활발히 연주하며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펼치고 있다.


개막 행사 

일시 |  2025년 10월 16일 목요일 19:30

장소 |  구 철도청 대전지역사무소 보급창고 3호 (대전광역시 동구 신안동 232-1)


구 철도청 대전지역사무소 보급창고 3호 (등록문화재 제 168호)
전후 복구 시기인 1956년, 대전역의 열차 검수 차고에 필요한 물품 조달을 위해 건립되었다. 목재 트러스 지붕 구조로 건물 내부 중간에 기둥을 두지 않아 공간 활용성을 높였으며, 외벽은 목재 비늘판과 널판으로 마감되었다. 페인트나 콜타르 처리 없이도 반세기를 훌쩍 넘어 견고함을 유지해 온 이 건물은 현존하는 근대 창고 건물 가운데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건축적·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2023년에는 국내 최초로 건물 전체를 모듈 트레일러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현 위치에 보존 이전되었다.